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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법당 뒤]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보시다

삼운사 0 3,011 2015.12.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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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싯달타 태자는 왕궁의 풍요 속에서 성장한다. 아버지 정반왕은 그를 극진히 생각하여, 계절에 따라 생활하도록 궁전을 세 곳(三時殿)이나 지어주는 등, 온갖 호사 속에 성장하게 하였다. 그러나 도성 밖 출입만은 언제나 금지시켰다. 태자가 현실세계의 고통을 모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태자는 삶의 생생한 실상과 마주친다. 어느날 교외에 있는 동산으로 놀러가기 위해 마부에게 마차의 채비를 시켰다. 곧 보배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향해 가는데, 길을 가던 중에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걸음으로 숨을 헐떡거리는 노인을 보았다. 이 같은 모습을 보고 태자는 갑자기 울적하고 슬퍼져 놀이에 갈 생각이 사라져 버려 궁중으로 돌아와 깊은 사색을 하게 되었다. '저러한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정반왕은 생각에만 잠겨있는 태자를 지켜보고는 더욱더 궁전안에서의 쾌락을 누리도록 하였으며, 그 아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애썼다. 그 후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성밖을 나갔다가 도중에 한 병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몹시 쇠약한 몸에 배가 부었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었는데 혼자 더러운 오물더미 위에 누워 있었으나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으며 심한 고통으로 못내 괴로워하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후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동산으로 놀러 가다가, 가는 도중에 한 죽은 사람을 보았다. 울긋불긋한 비단 깃발이 앞뒤에서 인도하고 일가친척들이 슬피 울부짖으며 상여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세상에 이와 같은 죽음이 존재하는 이상 소홀히 지낼 수가 없다' 라고 생각하면서 놀러 가던 길을 그만두고 궁전으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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