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왕비가 꿈을 깨고 놀라 일어나니 남가일몽이라, 맑은 향기와 하늘 풍악이 귀에 쟁쟁하고 꽃비가 뜰에 가득하였다.
왕비는 즉시 정반왕 침전에 이르러 여쭈었다. "신첩이 간밤에 한 꿈을 얻으니 몽사가 이러이러 하옵니다. 앞으로 무슨 상서가 있으리까?" 왕이 들으시고 무한히 기뻐하며 말씀하셨다. "내 나이 벌써 오십여세요. 즉위한지 삼십년이 가까웠으나 국사를 전할 곳이 없어 근심을 하였는데 이번 꿈은 아마 길몽인듯 하오이다."
왕은 즉시 선지자를 불러 왕비의 몽사를 이르시고 무슨 길흉이 있겠는가를 판단하라 분부하시니, 선지자가 한참 생각하고는 아뢰었다. "왕비께서는 태자를 잉태하셨나이다. 몽사의 좋은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아오며, 이제 십삭이 차서 탄생할 날이 되오면 큰 광명을 놓으며 제석천과 범천이 호위할 것이니, 왕궁에 계시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를 통치함에 일곱보배가 자연히 이를 것이요, 출가한다면 반드시 정각을 이루어 삼계중생을 제도할 것입니다." 왕이 들으시고 용안에 기쁜 빛을 나타내시며 선지자에게 상을 후히 내리시어 돌려 보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