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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법당 우측입구] 의상의 천공을 무색케 한 원효

삼운사 0 263 2017.06.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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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원효방에는 원효스님이, 의상봉에는 의상스님이 기거하면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의상스님은 천공(天供: 천상계의 공양)을 받아 자셨고, 원효스님은 사람이 해 주는 밥을 드셨다.

의상스님은 천계(天界)의 생활을 한 것이다. 원래 천신들도 웬만한 도력이 없으면 천공을 받을 수 없었다.

법력이 없는 사람이 천공을 먹으면 죽어 축생으로 태어난다. 그래서 의상스님은 자부심이 대단했다.

의상스님은 천공을 받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원효스님을 초대했다.

원효스님은 “그래, 하늘에서 내린 밥 한 끼 먹어 보자!” 하면서

의상스님이 머무는 의상봉 부사의방으로 갔다.

 

의상스님은 원효스님을 반갑게 맞았다.

그런데 때가 되어도 천녀가 천공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었다.

의상스님은 다급해졌다.
“나는 때를 놓치면 공양을 하지 않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천녀가 천공을 가져올 것입니다.”

공양할 시각이 훨씬 지나도 천녀는 오지 않았다.

원효스님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에이, 밥 먹으라고 불렀으면 음식이 나와야 할 터인데 음식도 없고….”
원효스님은 돌아가겠다는 말만 남기고 길을 떠났다.

 

의상스님은 허탈했다.

원효스님이 떠나자 곧바로 천녀가 의상스님 앞에 헐떡거리며 나섰다.

의상스님은 천녀에게 호통을 쳤다.
“이제 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천녀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오기는 늦지 않고 왔사옵니다. 하지만 원효스님을 호위하는 신장들이 산을 모두 에워싸고 있어서

도저히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이 말에 놀라 의상스님은 원효스님이 떠나가는 하늘을 보았다.

원효스님 뒤로 호법신장들이 구름처럼 몰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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