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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법당 뒤] 관 밖으로 두 발을 보이시다

삼운사 0 2,914 2016.12.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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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대열반에 드시고서도 7일이 되도록 다비(화장)를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다비를 할려고 해도 불이 붙여지지를 않았다. 사람들이 괴이하게 여기자 천안제일 아나율(아니룻다) 존자가 말하였다.

"부처님의 상수제자 대가섭이 500명을 거느리고 지금 파파국에서 오는 길이다. 부처님을 다비하기 전에 뵙고자하기 때문에 불이 붙지 않는 것이다."

 

구시나가라를 향하여 오는 대가섭이 길에서 니건타의 한 제자를 만났다. 그는 만다라꽃을 들고 있었다. 대가섭은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고 있는가?" "구시나가라성에서 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승을 알고 있겠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스승님의 안부는 어떠하시던가?" "이미 대열반에 드신 지 7일이 되었습니다. 이 꽃은 바로 그 곳에서 얻은 것입니다."

대가섭을 비롯한 모든 비구들이 슬픔에 빠져 울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비탄에 빠져 울고 있는데 석가족 출신의 비구인 발란타가 대중을 향하여 말했다. "모든 비구들아, 슬퍼하지 마라. 부처님이 계실 때는 법과 계율이 엄중하여 '이것이 법이 아니라. 이것은 옳지 않다. 이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항상 잔소리가 많았지만 이제 그 늙은이가 가셨으니 우리는 자유를 얻게 되었으므로 기쁘지 않느냐? 이제 부터 나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것이다."

 

대가섭은 깜짝 놀랐으나 지체하지 않고 대중과 함께 급히 구시나가라의 사라숲으로 달려갔다.

대가섭은 다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유체를 뵐 수 있느냐고 아난에게 물었으나 이미 다비준비를 모두 마쳤으므로 뵐 수가 없다고 거절하였다. 세 번이나 간청하였으나 같은 이유로 거절하였다. 이때 대가섭이 다비준비가 되어 있는곳으로 다가갔다. 가섭 존자가 부처님이 모셔진 금관을 오른쪽으로 세바퀴를 돈 후, 부처님의 발쪽의 관 아래로 오체투지하여 삼배로써 예를 올리자, 부처님이 관 밖으로 두발을 내어놓으사, 가섭 존자가 그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린 후 입을 맞추어 경배하였다.

 

가섭이 부처님의 발 아래 예배를 마치자 비로소 다비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도 불을 붙일 수가 없던 나무가 너무 강하게 타올라 오히려 걱정이 될 정도였다. 이와같이 관 밖으로 부처님께서 발을 내민 것을, 선가(禪家)에서는 부처님께서 말씀없이 대가섭에게 마음을 전한 것이라 하여 '곽시쌍부'(槨示雙趺)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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