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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귀신이 달라붙어 있다는데.. <법륜스님>

장석효 0 7,002 2010.03.25 00:00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종교는 천주교입니다.
작년에 위암수술도 받고 송사에도 얽히고 여러가지 안 좋은 일로 시달리던 중에
우연히 친구 사무실에서 퇴마사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분 말이 저에게 귀신이 둘씩이나 달라붙어 있다고 하더군요.
당장 귀신을 쫓아내지 않으면 모든 일에 방해를 하고 해꼬지를 할 거라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답
고민을 들어보니 천주교인도 아닙니다.
천주교인이라면 내가 믿어야 할 대상은 오직 주님 밖에 없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합니까?
이럴 땐 이렇게 말해야지 '사탄아 물러가라. 나를 시험하려 말라' 이래야지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천주교가 문제가 아니고 자기 신앙에 중심이 없어서 그럽니다.
천주교인이라면 성경을 배워서 예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그 분의 삶이 어땠는지 알아야 합니다.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자들을 보고 뭐라 하셨습니까?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왜? '저들은 어리석어서 자기들의 죄를 모릅니다.'
자기들이 무슨 죄를 짓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 죄를 받으라면 억울할까 아닐까?
억울하겠지. 얼마나 괴롭겠어? 그러니 그 죄는 내가 대신 받겠다.
그래서 그 분은 온 세상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잖아요.
그러니 기독교인이라면 그런 예수님을 따라 그런 마음을 내야합니다.
세상을 그런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게 십자가정신입니다.

그래서 이거 뭐 간단합니다.
한마디로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하나님의 신앙을 시험하지 말라'
이렇게 탁 쳐버려야지.. 이걸 '아고.. 진짜 귀신이 붙었나 어쩌나' 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리고..
좀 재판을 하게 됐으면 하면 되고, 해서 무죄면 그만이고, 죄가 있어 몇년 살라면 살면 되고..
위암 걸렸으면 수술하고 치료받으면 되지.. 좀 잘라내고 살면 되지.. 음식 좀 조심하고..
또 낼 죽는다면 죽으면 되지.. 뭘 그걸 큰일이라고 난리를 피고 그래요? 신앙인이..
천주교 신자라면.. 살고 죽는 건 누가 관장해요? 하느님이 하시죠.
머리털 하얘지는 거, 나고 죽는 거.. 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인데   
그만 가자 하시면 따라가면 되고, 좀 더 있어라 하면 '예'하고 더 있으면 되는 거지..
또 기독교에선 죽으면 어디 간다고 합니까? 천당 간다고 하죠.
좋은 데 간다는데 왜 두려워 해요? 난 이해가 안돼. 다들 안 죽으려고 해..
좋은 데 가면 빨리빨리 가는 게 낫지..
또 불교는 죽으면 뭐 한다? 윤회한다고 하잖아요.
윤회한다는 건 죽을래야 죽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뭐가 겁난다는 말입니까?
억지로 미리 죽을 수도 없어요. 왜? 죽어봤자 또 나는데..
그러니까 살면서 해탈하는 방향으로 정진하고 열심히 살다가
인연이 되면 가고, 몸 받으면 또 수행하고 그러면 되는 건데..
신앙에 헛믿음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엔..
성당엘 다니든 교회를 다니든 절에 다니든
허황된 생각으로 다니는 겁니다.

진실된 신앙을 해야 합니다.
그저 '부처님!'하고 꺼벅 죽는다고 진실한 신앙이 아닙니다.
뭐 좀 좋은 일 생기면 복권이라도 당첨되면 '우리 부처님~' 어쩌구 난리 피우다가
어쩌다 다리라도 하나 부러지면 '믿어봐야 소용없네~' 하고.. 왔다갔다 하잖아요.
이건 신앙이 아닙니다.
무슨 옷을 입든, 무슨 음식을 먹든, 결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알아서 하고
이왕 살려면 이렇게 살아야 하고, 헤어지려면 이렇게 헤어져야 하고 
믿으려면 이렇게 믿어야 하고.. 그렇게 하라는 겁니다.
거기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인생을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겁니다.
지금 허황되게들 사는 겁니다.

요즘 금융위기다 뭐다 난리지만, 아무리 그래도 20년 전보다 낫겠어요 아니겠어요? 낫겠지.
뭐 환율이 치솟아 국민소득이 왕창 줄었다고 해도, 그 땐 국민소득 만불도 안 됐을 거 아닙니까?
20년 전에도 행복하게 잘 살아놓고 지금 왜 난립니까?
그러니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이 말입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처럼
여건에 맞게 좀 줄여 살면 됩니다. 지금 습관대로 살지 말고..
그렇게 딱 마음이 안정돼서 싱글벙글 살면, 옆에 사람들이 다 부러워 하겠죠?
돈 갖고 자랑하지 말고 행복으로 자랑하십시요.
불교신자든 기독교신자든 관계없습니다.
 

※더보기: 다음카페 - 불교는 행복찾기 - http://cafe.daum.net/sant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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