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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30일 기도를 마치고....

동경림 0 6,413 2007.09.13 00:00
하안거 30일 기도를 마치고

8월 13일 시작하여 9월 12일 한달 30일 하안거 기도를 마쳤습니다.
무던히도 더운 날씨에 시작한 기도가 아침저녁 서늘한 가을에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안거 기간중 3째 형님을 잃었습니다.  안거 기간 중 죽으면 바로 극락 간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그래도 위안을 받습니다.
형님은 기도도 많이 하시고 봉사도 많이 하셨답니다.  위암 투병 중에도 사찰의 합창단과 총무 직책을 열심히 한 공덕인지 백중이 지난 29일에 임종을 맞았고 8월의 변덕스럽고 굿었던 날씨가 덥지도 않은 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많은 신도들의 금강경 염송 가운데 장례를 치렀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뿌린 것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장례기간 내내 충분히 느낄수 있었답니다. 

2005년 동안거를 시작으로 4차례 안거를 마쳤고 딸아이는 작년 하안거부터 함께 했습니다.  처음 안거 때는 모든 것이 낫 설고 어색하여 어디에 앉아서 기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난감하여 대충 왔다 갔다 하면서 결석만 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고 밤마다 안거에 함께해준 도반이 있었기에 첫 번째 안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는데 마지막 회향일은 법회만 보고 헤어지려니 어찌나 서운하고 허전하던지 회향의 의미도 몰랐던 시간이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추운 겨울 매일밤 함께 해 주었던 일정이 엄마의 고마움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때의 허전함을 2006년 하안거는 딸아이와 구인사에 가서 회향을 했습니다. 딸아이는 적멸궁을 오르면서 마주치는 보살님들의 덕담과 칭찬을 들으면서 스스로가 대견해 했고 보궁 앞에서 아마도 공부 잘 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는지 2학기에는 정말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저는 공부 잘 하게 해 달라고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기도 하라고 지도합니다.

늦은밤 딸아이와 재잘 거리며 기도하러 가던 소중한 시간들이 먼 훗날 미소 지을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 봅니다.
안거는 다시 기도할 수 있는 불씨를 만드는 소중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기도에 동참한 모든 신도님들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매일밤 엄마의 길동무, 기도친구가 되어준 우리 딸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일지야 고마워
간간히 좋은 법문 해 주신 거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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