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남편을 불법에 귀의시키라

삼운사 0 7,053 2006.08.24 00:00
아함경강좌
남편을 불법에 귀의시키라
홍사성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한 바
라문이 잔뜩 화가 나서 부처님을 찾아왔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외도를 믿어 왔는데 어느 때인가부터 아내 다닌자니가 삼보에 귀
의하고는 외도의 가르침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아내는 불교에 귀의한 뒤부터는 좋은 일이 있을 때나 나쁜 일
이 있을 때나 항상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해 '이 세상에서 가장 귀
하신 분이며, 공경받을 만한 분이시며, 완전하게 깨달은 분에게
귀의합니다'라고 말했다.
남편이 '미쳤느냐'고 화를 내면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떤 사람도 부처님과 토론해 이기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당신이 직접 가서 확인해 보라."
화가 난 남편은 아내를 개종시킨 이교도를 혼내주기 위해 부처
님을 찾아왔다.
"내가 어떤 것을 죽이면 편안하고, 걱정없이 살 수 있는지 아
는가?"
그의 질문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내가 당신을 죽여 버리면 편
안하고 걱정없이 살 수 있을 것인데 당신은 그것을 알고 있느냐'
는 말투였다. 성난 바라문의 마음을 헤아린 부처님은 이렇게 대
답했다.
"성냄을 없애면 편안히 살 수 있다. 성냄을 없애면 마음이 편
안해진다. 성냄은 모든 독의 근본이다. 그것은 모든 선근을 해친
다. 그 성냄을 죽인다면 모든 성인은 그를 칭찬할 것이다. 만일
네가 능히 그 성냄을 없앤다면 마음에는 걱정이 없어지리라."
이어서 부처님은 그에게 보시와 계율의 공덕과 번뇌를 없애는
법을 차례로 일러주었다. 깨끗한 흰 천이 쉽게 물드는 것처럼 그
는 금방 네 가지 진리(四聖제)를 터득하고 모든 의혹이 사라져
그 자리에서 바른 지혜를 얻었다. 그는 기쁜 얼굴로 집으로 돌아
와 아내를 덥썩 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여래이며 세존이며 정등각자인 부처님과 같은
분을 만나 본 적이 없다. 나는 오늘부터 참다운 부처님의 제자가
될 것이다."


잡아함 42권 1158경 <바사타경(婆肆咤經)>


***** 종교적인 이유로 가족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예나 지
금이나 마찬가지다. 아내나 남편이 어떤 종교에 심취돼 있는 사
람이 있으면 상대방에게도 그 종교를 요구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족간의 종교적 일치는 가족간의 이해와 화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종교적 선택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판단에
따를 일이어서 무조건적인 맹종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점에서 이 경에 나오는 다닌자니의 처신은 매우 신중하고
합리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아내는 자기가 믿는 종교를 남편에
게 강요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는지 아
닌지를 당신이 직접 판단해 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부
처님을 찾아간 남편은 대화를 통해 어떤 것이 올바른 가르침인지
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전에서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남편을 교화하기 위한
아내들의 역할이다. 남편을 불법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 견고한 신심과 교리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다. 부처
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때 남편을 부처님 앞으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

더 많은 아함경보기
http://www.bbsfm.co.kr/walk/edu_02.asp?nPage=5&category=6

[이 게시물은 삼운사님에 의해 2019-06-25 12:54:26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삼운사님에 의해 2019-06-25 12:59:01 [복사본]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