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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스님 법문 - 부처님께서 왕자로 오신 이유

장석효 0 6,956 2006.04.22 00:00
모든 사람들의 소원은 행복이며 부귀영화를 누리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그런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정반왕과 마야부인 사이에 왕자로 태어나셨습니다. 많은 인연들 중에서 왜 하필 왕자의 신분으로 오셨는가 하면, 일체 중생들이 바라는 바 부귀영화가 결코 최상의 목적지가 아님을 보여 주시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에는 여러가지 전제조건이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꼽는 조건은 역시 '돈'일 것입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풍요만으론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으며 선근공덕을 쌓아야 하는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공덕은 '물질의 양'이 아니라 '선근의 질'을 의미합니다. 흘러가는 물도 떠 줘야 공덕이듯, 지극한 마음으로 대접하면 그것이 공덕입니다. 이렇게 공덕은 물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짓는 것이며,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상대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 참다운 공덕이 됩니다.

공덕을 짓는 일은 가까운 곳, 집안에서부터 시작하십시요. 우선 가정에 충실하고, 아내에게 남편에게 부모에게 아이들에게 잘하고, 그리고 나서 이웃에게 잘해야 합니다. 처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모든 것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긍정적인 사고와 성실한 행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게 바로 공덕이고 복덕이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기본이 됩니다.

행복하려면 주변의 대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나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나 않는지 되돌아 봐야 합니다. 힘겹게 살면서도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록 나의 현실이 불만족스럽고 삶이 궁핍하더라도, 나보다 더 고통스럽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긍정적인 사고로 생활하는 것이 바로 공덕의 시작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삼세의 인과를 깨달으신 분입니다. 우리들 현생의 삶이 모두 같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인과의 법칙 때문입니다. 이유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하는 일마다 잘 풀려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와주려는 사람이 모여들어서 일이 저절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부모에게서 나온 자식도 복이 다릅니다. 전생에 지은 인과가 다르기에 받는 복도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인연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하는데,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상대의 좋은 점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나에게 좋은 점이 있어야 남의 좋은 점도 보이는 법 입니다. 이웃을 만나면 내가 먼저 인사하고 환한 미소로 대하십시요. 미소보다 큰 공덕은 없습니다. 미소짓고, 고개 끄덕이는 것도 공덕의 시작입니다. 공덕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지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측은지심'도 중요합니다. 아내를 보면서는 '많고 많은 남자 중에 나를 만나 고생이구나' 하며 마음 아파하고, 남편을 보면서는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얼마나 힘들까' 하며 불쌍히 여기는 애틋한 마음 - 그런 마음으로 밥을 지어 주면 그 밥은 이 세상 최고의 밥입니다. 관세음보살 부르는 것만 기도가 아닙니다. 밥을 한번 하더라도 지극정성으로 하는 것 - 그게 바로 기도이며, 공덕이란 이러한 부분들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귀영화를 바라지만,  부처님께서는 그것이 최상의 목적지가 될 수 없음을 방편으로 가르쳐주시기 위해 이 땅에 왕자로서 오셨습니다. 이 가르침을 명심하여 선근공덕을 쌓는데 게으르지 말고 정진해야 합니다. 뜻깊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여러분 모두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하시어 진정한 행복 누리시고 구경에는 성불하시기를 부처님 전에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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