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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수한 이야기, 재미있는 법화경

장석효 0 6,557 2006.04.11 00:00
"어느 마을에 자식 많고 나이 많은 억만장자가 있었다. 그는 넓고 큰 저택에 살고 있었는데 그 집은 이미 낡아서 폐가처럼 황폐해 있었다. 새들이 집을 짓고 있었으며 뱀들도 서식하고 있었다. 큰 저택이지만 무슨 까닭인지 출입구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집에 불이나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장자는 재빨리 문밖으로 뛰쳐나왔으나 그가 사랑하는 수많은 아이들은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집안에서 놀이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몸에 닥쳐오는 위험을 알지 못하므로 피할 마음도 없었다. 아버지인 장자의 마음은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위험하니 빨리 밖으로 나오너라’ 고 밖에서 크게 소리쳤으나 아이들은 아버지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불이 났다는 것이 무엇이며 불이 집을 태운다고 하는데 그 집이란 무엇인지, 또 불에 타서 죽는다는 것은 어떠한 것인지를 전혀 알지 못했으므로, 그저 집안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문밖의 아버지를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장자인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라도 아이들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으므로 아이들이 평소에 원했던 것을 이것저것 생각한 끝에 ‘너희들이 항상 원하던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가 문밖에 있으니 빨리 밖으로 나와라’고 소리쳤다. 양이 끄는 수레와 사슴이 끄는 수레와 소가 끄는 수레는 모두 아이들이 꿈에서나 그리던 것들이었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자 손에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던지고 앞을 다투어, 오직 하나뿐인 좁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버지가 말한 양의 수레, 사슴의 수레, 소의 수레는 그림자도 없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무사한 모습을 보고 안도의 숨을 쉬었으나 아이들은 이에 승복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거짓말을 하셨다’며 막무가내로 아버지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약속한 양·사슴·소가 끄는 수레보다 더 크고 훌륭하며 날쌘, 흰 소(白牛)가 끄는 수레를 아이들에게 전부 나눠 주었으므로 아이들은 모두 만족했다. [삼계화택(三界火宅)의 비유] "
 
여기에서 불난 집은 이 세상을, 아이들은 우리 중생들을, 그리고 장자는 부처님을 비유한 것이며, 수레는 중생의 수준에 맞게 베푸시는 지혜로운 가르침을 말한다. 온갖 번뇌망상과 고통속에서 살면서도 자신의 위태로움조차 못 느끼는 우리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깨달음으로 인도하시는 어버이같은 부처님의 자비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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