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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법문] - 11월 가족법회

장석효 0 7,681 2005.11.22 00:00
* 법문의 요지: '복을 받고싶으세요? 효도하십시요'

  신도 여러분, 추워진 날씨에 감기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일전에 개성 영통사 낙성식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천태종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 개성 영통사는 고려문종의 넷째 아드님이신 대각국사 의천께서 출가하신 절입니다. 대각국사께서는 이 영통사에서 수행하셨으며 또한 여기에서 열반에 드셨기때문에 우리 천태종과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절입니다. 대각국사 의천은 중국을 두루 돌며 수많은 경전들을 모아 팔만대장경의 근간을 이루신 분으로서,  천태종의 총본산인 중국 절강성 국청사에서 지자대사로부터 천태교학을 공부하시고 귀국하여 개성에 같은 이름의 '국청사'를 짓고 천태의 가르침을 펴시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천태종의 시작이며,  대각국사 의천은 우리나라 천태종의 초조이시고 종조이신데, 오늘이 바로  대각국사께서 열반에 드신 날입니다.

  임진각에서부터 개성까지 불과 30분 거리이지만, 남한에서 통용되는 화폐도 지위도 전혀 쓸모가 없었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와같습니다. 우리는 부와 명예 권력 등을 얻으려고 아등바등 살지만, 지척거리인 개성만 가도 그렇게 아무 소용이 없거늘, 하물며 내생에 가서야 어떠하겠습니까? 이 모든 게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재물이 많고 권력이 막강하며 명예가 드높다한들 저 세상까지 가지고 갈 수야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우리는 백년도 못사는 이 육신의 생명이 잘 살아가는 방법만 추구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진리를 모르고 허망한 오욕락만 쫓아다니는 중생의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그러한 어리석음 때문에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생을 구제하려고 부처님께서는 출가하여 고행으로 수행하셨으며, 마침내 진리를 깨달으시고  녹야원의 오비구를 대상으로 설하신 초전법륜을 시작으로 오랜세월동안 설법을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통하여 평생 써도 써도 닳아지지 않을 진리의 보물을 가지게 되었는데, 혼자서만 간직하려 하지말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 줘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펴실 때에 뭇 중생들을 몸소 찾아다니며 설법을 하셨듯이, 우리도 마땅히 적극적으로 불법을 전파하여야 하겠습니다.

  이 육신의 생명이 시작되어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살기위한 방법들을 구하는 게 '논리'이지만,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하셨던 것은 그 논리를 뛰어넘은 '진리'이며 그 '진리'란, 겨우 백년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니라 천년만년 영겁을 살아가도 부족함이 없는 삶의 방법을 말합니다. 이것이 곧 불생불멸 불구부정 - 반야심경의 요지이며, 그 이치가 우리모두에게 갖추어져있음을 깨우쳐주신 분이 바로 부처님이십니다. 우리는 모두 그 진리의 소유자이며, 우리 모두에게는 '여래의 성품'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다만 그 성품이 탐욕과 성냄과 오욕 등으로 덮여져 있을 뿐이므로 수행을 통하여 여래의 참모습을 드러내야 하며, 이것이 곧 불교입니다. 단순히 무엇을 갈구하는 차원을 넘어 '나'를 찾아가는 것이 불교인 것입니다. 그런데 '나'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많이 듣고 많이 변화시켜야 하며,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불교는 '실천'입니다. 많이 들었다해도 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인간이 인간의 단계를 넘어서려면, 우선 인간이 인간다워야 합니다. 인간의 기본도리는 바로 '효'입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사랑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 진실한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을 존경할 줄 모르는 사람이 어찌 부처님을 존경할 수 있겠습니까? '효'는 백행의 근본입니다. 남녀간의 사랑, 부부간의 사랑이 애틋하다한들 어찌 부모의 사랑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도 아함경을 중심으로 강조하신 말씀이 '인간이 인간다우라'는 가르침입니다. 인간이 인간다울 때 비로소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복을 받고싶으세요? 효도하십시요' 부처님전 불공도 중요하지만 부모님 공경도 불공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부모님은 당신 몸이 사라지는 그 순간에조차도 자식걱정을 하며 돌아가시는 분입니다.

  불자라면 기본적으로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걸 챙겨드릴 줄 알아야합니다.
'효'를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전화 한통만으로도 부모님은 행복해 하십니다. 신경쓰지 마시라며 따로 돌게 아니라, 일상사의 과정만 말씀드려도 부모님은 행복해 하십니다. 물질적인 효도보다도 '존재가치를 인정'해드리는 그 자체만으로 더 행복해하시는 분이 바로 부모님이십니다. 연세가 높아질수록 외로워져 가는 우리 부모님 - 부모님을 부처님 모시는 지극한 마음으로 공경하십시요. 아무리 세상사가 각박하게 돌아간다 하더라도 부처님을 믿는 우리 불제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서 부모님을 공경해야 합니다. 부처님을 믿기 이전에, 진리를 그리워하기 이전에, 기본이 돼야 할 덕목은 바로, 부모에 대한 효도입니다.

 모쪼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의 귀감으로 삼고 실천하여,
 웃음꽃 만발하는 아름다운 불자의 가정을 이뤄가시기 바랍니다.

(주지스님 가족법회 법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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