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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의 “대화”를 읽고

장필욱 0 7,004 2005.09.21 00:00
리영희의 “대화”를 읽고
장필욱

아시아국가 중 가장 정치 민주화된 국가가 어느 나라라고 생각 되어 집니까? 유럽에서는 프랑스를 꼽는다면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아닐까요?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공통점은 민중의 혁명입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소수의 왕족이나 귀족의 역사를 무너뜨리고 민중 민주주의가 시작 되었고 우리나라는 일제와 미군정을 거치면서 4.19와 광주혁명, 6월 항쟁으로 민중의 힘 그것으로 민주주의를 스스로 쟁취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해방 이후 혁명의 흐름 속에 정신적인 중심 인물이 바로 리영희입니다. 80년대 대학재학시절 책 많이 읽는다고 제게 권할 만한 책을 알려 달라고 하면 주변사람들에게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과 조정래 태백산맥은 꼭 읽어 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논문인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소설인 조정래의 아리랑,태백산맥,한강을 모두 합쳐놓은 대화체의 역사 전기 소설 같은 한권의 책입니다. 리영희 본인이 말하는 일제시대 반자유 인간으로 태어나서 해방기 그리고 6.25를 미군 통역관 장교로서 겪었고 언론인으로서 교수로서 3번의 징역을 살은 그의 인생은 우리에게 우리의 삶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의 모범 답안을 제시 하여 주는 감동적인 서사시입니다.

리영희 교수를 처음 알게 된 때가 군대 전역 후 복학하여 거리에서 돌을 던지며 매일 같이 최류가스로 온몸을 뒤집어 쓰던 가슴 아픈 시기에 한길사에서 출판한 “사회와 사상” 이라는 진보적 월간지를 구독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남북한 군사력 비교”라는 논문을 처음 보면서 였습니다. 그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남북한 군사력 비교” 부분 만 많이 복사하여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고 토론을 벌였었습니다. 그 때 리영희 교수의 글을 첫 만남으로 저자의 책을 여러 권 읽게 되었고 티비나 신문에서 리영희교수 만 나오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읽고 보고는 했습니다.

얼마 전에 리영희 교수님의 티비 인터뷰 모습에 뇌출혈로 인한 후휴증으로 육체가 불편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 했는데 대화란 책이 대담형식으로 출판된 것을 알고 바로 구해 밤을 새며 읽었습니다.
한국근대사의 의식과 미국의 본질에 눈을 뜨게한 리영희 님은 우리의 정신적 지주이며 앞을 제시하는 선구자 였습니다.

해방 후 북에서 남하한 남측세력의 친일파와 기독교 극우 수혜 계층이었으며 세계정세로 6.25 통일 전쟁은 북측이 시작한 전쟁 일 수 밖에 없다는 논리 정연함. 미군 통역관 장교로 전쟁을 경험 한 그는 당시의 군대는 폭력과 부정 부패의 천국으로 이런 군대가 이전쟁에서 이겨야 할 어떤 당위 성이 있는 것이냐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전쟁으로 인한 생활 양식,정서,관습,인간관계 세계관이 바뀌는걸 경험합니다. 통일에 관한 이야기시 현재 보수 세력중 가장 대화가 힘들고 어려운 세대가 6.25를 직접 겪은 분들 인데 반하여 리영희 교수는 6.25를 겪으면서 새로운 정신 무장을 하게 됩니다.

소련, 중국과 미국 중에 신탁통치는 누가 할 려고 했는지 알고 계신지요? 신탁통치는 미국이 하려고 했던 것인데 당시 우익 언론이 중국과 소련이 신탁통치를 하려고 했다고 퍼뜨리는 과정이 서술 됩니다. 그 외에 우리가 잘못 알수 있는 태극기문제, 조선일보의 역사, 베트남 전쟁, 중국의 혁명사, 문화 대혁명, 서해안 북방한계선, 황장엽등이 해박한 논리로 쓰여있습니다.
리영희 교수는 이 책에서 본인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자기 운명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과 진실, 이런 것을 밝혀서 그들의 ‘의식의 눈’을 뜨게 하는 것이 내가 스스로 나에게 부과한 임무 였어” 라구요.
한마디로 “계몽자”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무엇입니까?

또한“글을 쓰는 나의 진실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 까닭에, 그것을 위해 글을 써야 했다. 글을 쓰는 것은 ‘우상’에 도전 하는 행위 이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서 2006년에 지방자치 선거에 출마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으로서의 역할과 목표는 민중과 시민을 위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 됩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역사와 시간 속에서 부끄러움만 느끼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감동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 책의 가장 중심이 되는 리영희 님의 글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지식은 아무리 많아도 의식이 없으면 죽은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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