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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장석효 0 8,918 2009.11.22 00:00
요즘 자주 들려오는 광고 카피.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그러나.. 생각도 생각 나름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대로 마음이 출렁댄다. 그게 생각이다.
우리는 귀에 들리는대로 마음이 출렁댄다. 그게 생각이다.
보이는대로 끄달리고, 들리는대로 끄달린다. 그게 생각이다.
그런 기억들이 저장돼 있다가 솟아올라 지 멋대로 출렁댄다. 그게 생각이다.
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내 머리를 가득 채우는 거.. 그게 생각이다.
마치 원숭이가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옮겨다니듯
한시도 쉬지않고 출렁대는 거.. 그게 생각이다.
마치 바다에 파도가 일듯.. 바람이 부는대로 파도가 일듯
그렇게 출렁대는 거.. 그게 생각이다.
생각이란게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멈추고싶다고 멈출 수 있는 것도 아닌 거.. 그게 생각이다.
내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싶이 한 거.. 그게 생각이다.

우리 마음을 건드려 출렁대게 만드는 것들..
보이는 모양, 들리는 소리, 어떤 냄새, 어떤 맛, 어떤 감촉, 어떤 관념들..
이런 것들을 불가(佛家)에선 '도적'에 비유한다.
눈, 귀, 코, 혀, 몸, 의식 등 여섯 개의 문으로 들이닥쳐
우리의 평온과 안락을 사정없이 빼앗아가는 도적들.
그러므로 마땅히 조심해야 할 것들이다.
도적들이 하자는대로 하다간 절단난다.

신묘장구 대다라니에 이런 대목이 있다.
'바마사간타 니사시체다 가릿나이나야 사바하~'
'왼편 어깨쪽에 서 계시는 승리의 신 끄리슈나님을 위하여 스와하~'
승리의 신 끄리슈나는 관세음보살의 화현이다. 왜 왼쪽에 서 있나?
전차를 몰며, 적진을 향해 질주하는 여섯필의 말들을 제어하는 위치를 말한다.
외부 환경의 각종 모양, 소리, 냄새, 맛, 느낌, 관념들을 상대하는
눈, 귀, 코, 혀, 몸, 의식등에 해당하는 여섯 마음을 잘 제어한다는 의미다.
그 말들이 제각각 날뛰지 못하게, 올바른 방향으로 달릴 수 있도록
고삐를 당겼다 풀었다 하면서 잘 제어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못하고 말들이 가자는대로 내버려두면
그 전차는 어찌 되겠는가..

죽 끓듯이 출렁대는 오만가지 생각들..
이 세상의 어떤 것들도, 어떤 사건도 그 처음은 항상 단지 '하나의 생각'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식과 손주들이 주렁주렁한 대가족도 수십년전 어떤 처녀에 호감을 가진 총각의 한 생각이 발단이었고
엄청난 규모의 인천공항도 '이런 거 한번 지어볼까~'하는 한 생각이 발단이었고
2차대전 3차대전도 사실 그 시작은 하나의 생각이 발단이었음에 분명하다.
하나의 생각에 생각이 더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면 말과 문자로 나타나고,
급기야 모종의 행동으로 구체화 된다.
북경에서 팔랑거린 나비의 작은 날개짓을 시작으로 뉴욕에 태풍이 몰아치는 것이다.
그래서 선사(禪師)들은 경고하였다. '생각조심 말 될라, 말조심 행동될라.'
격언도 있다. '생각이 팔자'라고.

그러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생각을 떠나 따로 답을 찾을 길도 없거늘.

그래서..
생각도 생각 나름이라 하였다.
보라. 바닷물도 바닷물 나름이다.
표면에선 바람따라 파도가 일어난다.
동풍이 불면 동쪽으로, 서풍이 불면 서쪽으로..
그러나 깊이를 더할수록 바람에 출렁대지 아니한다.
깊고 깊은 저 아래에는 그 어떤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도도한 흐름이 있다.
마음도 그러하다. 깊고 깊은 마음은 외풍에 촐싹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 마음에서 들려오는 생각이라면 가히 '답'이라 할만 하다.

그러면 어떻게 얕은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깊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깊이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집착'을 놓을수록.. '나'를 놓을수록.. 깊이 깊이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도달하고야 말 것이다.
크고 밝고 온전한 지혜의 마음에.     
마하반야 바라밀의 대광명에.
 

  잘 조복받고 잘 제어하는 님이시여
  다 살피시고 다 품으시는 빛나는 님이시여

  나무대비 관세음 원아속지 일체법
  자비하신 관세음께 지성귀의 하옵나니
  이 세상 모든 지혜 어서 알게 하사이다.

  나무대비 관세음 원아조동 법성신
  자비하신 관세음께 지성귀의 하옵나니
  굳건한 진리의 몸 어서 되게 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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