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삶 보여준 불자 장관
보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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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4 00:00
무소유 삶 보여준 불자 장관
2009-10-09 배희정 기자 98
“뇌물 안 받고, 투기 안 하는 높으신 분들은 없나 봐요. 한 자리 잡으면 여기저기서 찔러주는 떡값이 많을 테지만 그 유혹을 떨치지 못 하나 봐요.”
며칠 전 탄 택시의 운전기사가 인사 청문회 관련 라디오 뉴스를 들으며 툭 내뱉은 말이다. 비약적이긴 하나 그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나라 고위공직자가 보여 온 ‘도덕 불감증’은 중증 수준이다. 국정을 담당해야 할 각 부처의 수장들인 만큼 법질서 수호는 필수적이지만 인사 청문회 때마다 위장전입, 세금 탈루 의혹, 자녀의 병역의무 회피, 친인척의 부동산 투기 등 실정법 위반 사례와 의혹이 불거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사익을 위해 ‘범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국민들의 불신은 짙어가는 분위기다.
이런 현실에서 지난 9월 18일 제42대 국방장관 후보자로 청문회장에 나왔던 김태영 전 합참의장은 ‘천연기념물’이라 할 만하다.
‘4성 장군’을 지낸 김 장관의 재산은 고작(?)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85㎡(25.7평)짜리 아파트(3억1,800만 원)와 부인이 상속받은 유산 등 모두 7억2000만원. 그가 저지른 위법행위라곤 40년 군 재직 기간 중 운전 중 속도위반으로 떼인 몇 차례의 딱지가 전부였다. 1남1녀의 자녀 중 아들은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이에 이번 내각을 ‘비리내각’이라 몰아세우던 야당마저 “시비를 걸 만한 도덕적 하자를 찾지 못했다”며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김 장관은 ‘자발적 청빈과 자립적 삶’을 생활화해 온 불자로, 깊은 신심과 활발한 신행활동으로 지난해 조계종 불자대상을 수상한 바 있고, 국군불교총신도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의 ‘무결점’ 삶은 불교의 청정함과 무소유 사상 등을 신앙적으로 체득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삿된 욕심 없이 자족(自足)의 삶을 살면 어떤 일에도 걸림이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높은 직위에도 준법과 청빈에 철저했던 그의 모습은 불자들의 어깨마저 으쓱하게 만들었다. 그와 같은 자랑스러운 불자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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