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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찾아가는 길

연꽃 0 8,946 2008.12.01 00:00
책-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 <내 이제 보고 듣고 받아지니니발췌(p102-104)>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http://cafe.daum.net/yumawasuzata)

부처님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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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와 꼬불꼬불

부처님 찾아가는 길-.

부처님 계신 곳 법당이라 하여

법당 가는 길이 꼬불꼬불.

헉헉거리는 숨소리마다 단풍나무 즐기며

이산 저산 고개 넘어 부처님 찾아가는 길.

우리 아들 이번 수능 잘 보게 해 주소서.

수능 잘 보면 좋은 대학 가고

좋은 대학 가면 출세하고

출세하면 성공하고

성공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머리를 굴리다 보니

머리 속까지 꼬불꼬불


내 잘 아는 주문이 하나 있는데 그거 영험하니

그 주문을 외워 당신 아들 이번 수능 잘 되게 나도 거들겠소.

우리는 법우니까 도반이니까 하고

나무관세음보살 108번.

능엄주 108번.


지난번엔 저산에서 했으니, 이번엔 이산 가서 소문난 약사여래불 뵙고

우리 남편 잔평치레 고쳐야겠다고 꼬불꼬불 부처님 찾아가는 길.

시어머니 보기 싫은 마음 부처님 뵙고 하소연 좀 하고.

자비한 마음 차용 좀 해야겠다 하고 또 꼬불꼬불.

법당 본존 부처님만으로는 아무래도 미심쩍으니,

이왕 용한 곳 찾아 발걸음 한 거 칠성각에도 절하고,

산신각에도 절하느라 한결 더 꼬불꼬불.

아니지, 이것만 가지고는 그래도 마음놓을 일이 아니지....

우리 스님에게 부적 하나 만들어 달래서 운전할 때 마음 든든, 만사불여튼튼.

스님스님, 부적 영험 있는 용한 걸로 하나 써 주이소.

우리 스님 저 양반 덩실덩실, 암암, 보살님 거사님 어서어서 이 부적 써서 삼재 피하소.

자비한 마음으론 중생 중 스님이 으뜸이니, 시중에선 구할 수 없는 거 아주싸게 드리오.

아하, 부처님 찾아가는 길 정말 꼬불꼬불.

누가,

언제부터,

왜....

이런 부처님 길[꼬불꼬불]태연히 만들어 놨을까?

죄다 부처님이 가지시 않았던 길들인데....

하라는 일은 안 하고 하지 말라는 일들만 잔뜩 골라 하니

웬 부처님 찾아가는 길이 이리 꼬불꼬불 한고!

유마, 땅을 치고 목놓아 울부짖네.

이 요망한 것들! 잡스러운 것들아,

나에게는 그런 것 들고 오지도 말고 찾지도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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