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布袋)는 '자루'이고, 화상(和尙)은 '수행을 많이 하신 스님'
포대화상은 1100년쯤 전, 중국 당나라 계차(契此)스님을 일컫는 말이다.
늘 커다란 자루를 둘러메고 다녀서 그런 이름으로 불리운다.
뚱뚱한 몸집에 배는 풍선처럼 불룩하고 - 항상 웃는 얼굴..
무엇이든 주는대로 잘먹고, 어디서든 벌렁누워 태평하니 코를 골며 잘자고
어디에 머무는 바 없이, 이마을 저마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았고
특히 어린아이들과 친구처럼 잘 어울렸는데, 삼운사 벽화도
이렇게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는 포대화상을 묘사하고 있다.
포대를 내려놓고 앉아있는 스님의 눈썹을 끌어당기고, 젖꼭지를 만지작대고,
배꼽을 찔러대고, 발바닥을 간지르고.. 온갖 짖궂은 장난을 쳐대는 아이들 -
그래도 얼굴가득 더할 수 없이 밝고 맑은 함박웃음을 짓고있는 스님..
마치 산타클로스의 선물자루같은 저 포대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전해내려오는 포대화상의 시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我有一布袋(아유일포대) 나에게 포대가 하나 있으니
虛空無가碍(허공무가애) 허공처럼 걸림이 없어라.
展開邊宇宙(전개변우주) 열어 펴면 우주에 두루하고
入時觀自在(입시관자재) 오므릴때도 자재하도다.
결국 무궁무진 자유자재한 '마음'의 도리를 노래한 것이리라.
포대화상은 그렇게 서민들과 아이들과 어울려가며 불법(佛法)을 가르쳤던 것이다.
한사람이 포대화상에게 물었다.
"스님께선 매우 높은 깨달음에 도달하신 훌륭한 스님이라고 들었는데,
어찌하여 귀중한 시간을 아이들과 노는 데만 허비하고 계십니까?
정말 스님께서 불법에 통달하셨다면 저희들에게 법문을 하나 해주십시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포대화상은
자신의 포대를 땅바닥에다 쿵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다! 이것이 불법의 진수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고 어안이 벙벙하여 얼굴만 쳐다보고 있자, 포대화상은 이렇게 들려주었다.
"이것이 내가 보여 주고자 하는 전부이다. 내가 짐을 내려놓았듯이 그대도 자신의 짐을 벗어버려라."
"그러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러자 그는 아무 말 없이 포대를 다시 걸머지고는 발길을 내디디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그 다음 일이다. 나는 짐을 짊어졌지만 짐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짐이 더이상 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지.."
삼운사의 벽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포대화상은 참으로 친근한 이미지로 부담이 없다.
불룩한 배는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얼굴가득 함박웃음은 보는 이의 마음을 환하니 밝혀준다.
그것이 바로, 이 각박하고 냉정한 세상을 살아가고있는 우리에게
포대화상이 천년을 넘어 생생하게 전해주고있는 가르침이요, 선물이다.
> 이 '삼운사벽화이야기'는 [KBS코리아넷] 칼럼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
> 칼럼을 보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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