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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난사와 지장보살

장석효 0 8,916 2005.06.25 00:00
이번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영가들이시여
부디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써 고해에서 벗어나소서~

바다에 물결이 일어 파도로 번져나갈 때 특정한 물의 덩어리가 움직여가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물 덩어리의 움직임이 이어져, 마치 하나의 물결이 움직여가는 것처럼 보이듯 -
축구경기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할때 특정한 사람들이 파도모양을 이루어 내달리지않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이 일어났다 앉았다하며 연결되는 파도모양을 이루어 보여지듯 -
영가들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생명의 바다에서도 이와 똑 같다고 하셨습니다.
생사(生死)의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은, 이생에는 이런모습으로 저생에는 저런모습으로
보이지않는 존재로서 그 자신들을 드러내는 단순한 생명의 파도일뿐입니다.
그와같이 그저, 생명이라는 물결의 변화일 뿐이므로, 이생에 연연할 것도 내생을 희구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의 무한생명은 이생이니 저생이니 하는 틀을 초월하는, 그 이상의 존재이기때문입니다.
전생(前生)에서 보면 이생(이生)이 내생(來生)이요, 내생에서 보면 이생이 전생이며
전생도 내생이 되고, 내생도 전생이 되며 윤회의 수레바퀴가 돌고도는 것이니
태어나면 죽어야하듯 죽으면 또 태어나는 것이니, 어디를 시작이라하고 어디를 끝이라 하겠습니까?
무엇을 生이라하고 무엇을 死라 하겠습니까? 生과 死는 그저 우리가 붙여놓은 이름에 불과하며,
그저 '생명의 변화'만이 끊임없이 이어질 뿐입니다. 그저 생명의 바다에서 물결만이 이어질 뿐입니다.
무한한 생명의 변화만이 있을뿐, 살아있을 때 누리던 명색(名정신 色육체)이 영원하지 않았듯이(不常)
무한한 생명의 변화만이 있을뿐, 죽음에 이르렀다고해서 모든 것이 단절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不斷).
영가들이시여,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십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죽음 - 그러나 生에 집착하여 죽음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生死를 초월해 존재하는 '무한한 참생명' 그 자체임을 깨달아 안락을 누리라는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 부처님의 '지혜'이십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자비'를 말씀하십니다.
철원 심원사에 주불로 모셔진 지장보살의 왼쪽어깨엔 화살촉의 상흔이 있다고합니다.
돌배나무에서 돌배를 쪼아먹던 까마귀가 그만- 쪼아먹던 돌배를 떨어트렸는데
공교롭게도 돌배나무 아래에 있던 독사가 머리를 맞아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화가 치민 독사는 남은 힘을 다해 까마귀를 향해 독기를 뿜으며 죽었고
까마귀 역시 독사를 원망하며 죽었는데, 독사는 산돼지로 까마귀는 까투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느날 산돼지는 절벽아래 있는 까투리를 향해 돌을 굴려 죽였고
그 산돼지를 쫓던 사냥꾼이 그 까투리를 줏어다 가족끼리 먹었는데 부인이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들은 자라서 매일같이 사냥을 하는데 유독 산돼지만 잡으러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한번은 금빛이 도는 산돼지를 보고 화살을 쏘았고 화살을 맞은 산돼지는 피를 흘리며 도망쳤습니다.
핏자국을 따라가보니 물속에 지장보살 불상이 있는데,
그 어깨에 자신이 쏜 화살이 박혀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악연(惡緣)이 악업(惡業)을 낳고 다시 악연(惡緣)을 초래하니... 자비와 용서만이 이를 끊을 수 있느니라~'
이 음성을 듣고 젊은이는 느끼는 바 있어 수행정진하여 마침내 도(道)를 이루고 절을 세웠다 전합니다.

이생은 억겁의 세월동안 거듭했을 세세생생 전생에 맺어진 온갖 인연들의 '총결산장'입니다.
그 무량의 세월동안 별별 인연을 다 맺었을 것이니, 이생에서 또한 별별 일을 다 겪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좋은일을 만나면, 누가 나한테 아주 잘해주면,
내가 전생에 쌓은 덕(德)이 좀 있나보다, 지어놓은 복(福)이 좀 있나보다 생각하고
참기힘든 나쁜일을 만나면, 누가 나한테 아주 못된짓을 하면,
'이로써 전생부터 따라다니던 업장이 소멸되겠구나' 여기며, 인연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원한을 갖은들 마음이 편할 것이며, 앙갚음을 한들 해결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그야말로, 악연은 악업을 낳고 다시 악연을 초래할 뿐 - 번뇌의 고통은 여전할 것입니다.
아니 점점 더하면 더했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자비'만이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십니다, 영가들이시여...
이생은, 억겁전생(前生) 인연과보의 총결산장인 동시에,
억만겁내생(來生) 인연과보의 '총설계장'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얽혀진 인과의 매듭을 풀어야 할때가 바로 지금이지만,
지금 어떤 업을 짓느냐에 따라 또 새로운 인과의 매듭이 만들어지는 것 또한 바로 지금이니
모든 인연을 지혜와 자비로써 받아들이라는 가르침 -
마음을 청정하게 하여 지혜롭게 자비롭게 모든 업을 지으라는 가르침 -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말씀이십니다.
 
영가들이시여, 부디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써 고해에서 벗어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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