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스님 법문 (5월 가족법회)
장석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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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2 00:00
일전의 부처님 오신날 행사가 여법하고도 성황리에 봉행될 수 있도록 애써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신도회장님, 여러 간부님들, 그리고 수희동참해주신 여러 신도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그러한 노고에 힘입어 삼운사가 발전하고 있으며, 그 과정을 통하여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오신 참 뜻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 부처님께서는 공경의 대상으로서 이 땅에 오신 게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을 낳고 기름에 있어서 효도받으려고 낳고 기르는게 아니듯이, 부처님께서 중생을 생각하시는 자비로움도 그와 같습니다. 아니 그 이상의 크나큰 대자대비로써 가르침을 전하고, 그리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중생의 허물을 벗고 육도윤회의 한없는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해 주시고자 이 땅에 오신 것이며, 우리는 그러한 부처님의 참뜻을 명심하여 열심히 정진해야 합니다.
■ 일상생활의 도처에서 만나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현실을 인정하고 갈등의 요소를 최소화하려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부부사이에 감정을 앞세우지말고 서로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똑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도 누구는 갈등을 키워가며 돌아오는 고통속에서 지옥같은 나날을 살며, 누구는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속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극락같은 나날을 살아갑니다. 현실 속에 이미 육도윤회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생은 '나'라는 테두리에 갇혀 살고 있을 뿐, 이웃 사회 국가 인류와 더불어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상생해야 한다는 걸 모르고 있기 때문에 온갖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시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는 탄생게의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이 말씀은 부처님 당신께서 존귀하다는 뜻이 아니라, 중생들 자신 모두 스스가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나'라는 개별적 존재의 테두리에 갇혀 사는 집착에서 벗어나, 불성을 지닌 존재로서의 위대함을 깨닫고 하루빨리 고통의 굴레를 벗어 던지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 내가 없으면 상대방도 없습니다.
부처님이 아무리 훌륭하신 분이라 해도 부처님의 위대함을 '알고', 부처님이라 '불러드리는' 것은 다름아닌 '나'입니다. 나를 과대평가해도 안되지만 과소평가해도 안됩니다. '참나'를 정확히 자각하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신 것입니다.
옛날 중국에 유명한 도림선사가 계셨습니다. 하루는 자사로 있던 백낙천이 찾아와 뵙기를 청하였습니다. 마침 도림선사는 늘 그러하듯 나뭇가지 위에 올라 앉아 참선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보고 백낙천이 말하였습니다. "스님, 그렇게 높은 데 올라 앉아 계시니 위험합니다. 내려오시지요." 그러자 선사께서는 "내가 보기엔 자네가 더 위험하네." "저는 이렇게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서 있고, 벼슬도 자사에 올라있는데 무엇이 위험하단 말씀입니까?" 그러자 선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마음을 비워 번뇌와 두려움이 없으나, 자네는 높은 벼슬자리에서 온갖 갈등과 번뇌의 중심에 있으니 자네가 더 위험하지 않은가.."
■ 땅이 꺼질까 위험한 게 아니라, 마음이 불안하니 위험한 것입니다.
백낙천이 다시 물었습니다. "스님, 불교의 대의는 무엇입니까?" "나쁜 일 하지말고, 착한 일 많이 해라. 이것이 불교의 대의이니라." 너무나 평범한 말에 백낙천은 실망하였습니다. "그런 거야 세살먹은 어린애도 아는 말이잖습니까?" 돌아서려는 백낙천에게 선사는 말하기를 "세살 먹은 애도 알기야 하지만, 팔십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려우니라!" 그렇습니다. 안다고 실천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기에 수행정진이 필요한 것입니다.
■ 부처님께선 우리 중생들의 삶은 마치 불난 집(三界火宅)에 있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모든 감각으로부터의 번뇌가 치성하니 마치 불난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피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예 보지않음으로써 마음의 평온을 찾으려 말고, 보기는 보되 보면서도 마음이 초연하여 산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며, 이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우리는 물질을 통해 행복해지려고 애쓰지만 물질만으론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항상 부처님의 마음으로 살아 늘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견지한다면 하늘도 운(運)도 불보살도 도와주실 것입니다. 모쪼록 희망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가정이 평온하시고 구경에는 성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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