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샘

한 맺힌 두 여인의 원한은 다음 생까지 이어져..

삼운사 0 826 2016.06.01 13:18

어느 때 사왓티 성 내에 아이가 생기지 않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아이가 없는 것을 걱정한 나머지 아이가 생기게 하려고 다른 여인을 남편과 맺어 주었다.
그래서 한 집에 남편과 두 아내가 살게 되었다.

그렇지만 막상 두 번째 부인이 들어와 아이가 생길 조짐이 보이자 첫째 부인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둘째 부인이 아들을 낳게 되면 자기에 대한 남편의 애정은 식게 되어

자기는 집안에서 종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첫째 부인은 둘째 부인이 임신을 하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유산을 시켰다.

 

그렇게 첫 번째와 두 번째 아이까지는 둘째 부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유산을 시킬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세 번째는 탄로가 나서 둘째 부인도 두 번에 걸친 유산이 모두 첫째 부인 소행임을 알게 되었다.

이 세 번째 출산이 실패하면서 둘째 부인은 결국 아이를 낳다가 아기와 함께 죽고 말았는데,

이때 산모는 첫째 부인에 대한 큰 증오심을 품어서 반드시 복수를 하고야 말리라고 다짐했다.

한편 둘째 부인의 장례식을 치르던 날에 이르러서야 남편도 첫째 부인의 잔인한 행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남편은 분노하여 첫째 부인을 몹시 구타했고, 이 때문에 첫째 부인도 죽고 말았다.

 

이렇게 원한으로 얽힌 두 여인은 다음 생에는 한 집안에 태어나

첫째 부인은 암탉이 되고 둘째 부인은 그 집의 고양이가 되었다.

원한은 이어져 암탉이 알을 낳을 때마다 고양이가 와서 먹어 버렸고, 결국은 암탉까지 잡아먹어 버렸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암탉이 뼈저린 원한을 품었다.

 

암탉은 반드시 이 원수를 갚으리라고 맹세하고 죽어서 표범이 되었으며, 고양이는 죽어서 사슴이 되었다.

이번에는 표범이 세 번이나 암사슴의 새끼를 잡아 먹었다. 그렇게 되자 암사슴은 표범에게 깊은 원한을 품었다.

 

암사슴은 죽어서 여자 귀신(아키니)가 되었고, 표범은 죽어서 사왓티에 여자 아이로 태어났다.

여자 아이는 장성하여 결혼을 했고, 첫 아들을 낳게 되었다. 이때를 놓지지 않고 여자귀신은

여인의 친구로 변신을 하고, 출산을 축하한다면서 접근하여 마침내 아들을 죽였다.

두 번째 출산시에도 여자 귀신의 복수로 인해 아들이 죽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여인은

세 번째 출산시에는 친정 식구들을 불러서 아기를 지키게끔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자 귀신이 나타났고, 여인은 아들을 안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귀신은 한사코 여인을 따라갔다.

 

그리하여 도망치던 여인은 결국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설법을 하고 계셨는데 여인은 부처님 앞에 아들을 내려놓고 아들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한편 여자를 뒤쫒던 귀신은 수도원 앞에 이르러 정문을 지키고 있던 신장에게 제지당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증오심에 몸을 떨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아난다 장로에게 분부하여 귀신을 들어오게 하시었다.
부처님께서는 귀신과 여인에게 그들의 과거 전생을 이야기해 주심으로써

어떻게 해서 원한이 원한으로 이어졌으며, 그 원한이 또 다른 원인으로 이어져 순환하게 되었는지를 밝혀주시었다.

그리고 나서 두 중생에게 서로간 증오심을 버릴 것을 설법하시고,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실로 이 세상에서
    미움은 미움으로 풀 수 없는 것
    오직 용서로써만 그것을 풀 수 있나니
    이것은 영원한 진리라네.'

 

<거해스님 편역 법구비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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