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샘

걍 조아서 ~

관리자 0 5,809 2012.02.27 00:00
그저께인가..
평화방송에서 사제서품에 대한 방송을 보았습니다.
새로이 부제로 서품을 받으시는 분들께서 성경말씀 하나씩 선정해서 전해주시고..
여러가지 다양한 소감도 말씀해주시고.. 그러시더군요.
사제의 길을 선택하면서 내적인 고민과 갈등, 그리고 두려움도 많았다고
개인적인 소회를 진솔하게 밝히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역시 수행자의 길은 어렵고, 외롭고..
그러하기는 다 마찬가진가 봅니다.

사제의 길은 그리스도와, 진리에 몸 바치는 그런 헌신의 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말보다도 '진리에 몸 바친다'는 표현이 크게 다가오더군요..
성철스님의 말씀이 생각나서였습니다.
'불교보다 나은 진리가 있다면, 나는 언제든지 불교를 버릴 용의가 있다.
나는 진리를 위해서 불교를 택한 것이지, 불교를 위해 진리를 택한 것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본다면, 진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사제의 맹세는 어찌보면 참으로 무서운 말입니다.
진리는 종교라는 경계를 초월하기 때문이죠. 진리는 허공같아서 그 어떤 틀로도 담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 사제분들도 그런 결연한 의지에 차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저 성철스님의 고백과도 같은 사자후처럼.. 그런 결연함..

또 어떤 사제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왜 사제의 길을 선택했냐고 사람들이 자꾸 물어본답니다.
아마 우리 불교에서도 스님들 인터뷰하는 걸 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스님, 왜 출가하셨어요?' 이런 질문인 거하고 같은가 봅니다.
사실 그런 사적인 질문을 하면 안 되는.. 결례라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그 사제분께서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하신다고 합니다.
"좋아서.."

아..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좋아서..
좋아서 한다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좋아서 한다는데 무슨 망설임이 있겠습니까?
좋아서 한다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그것이 나의 전부이며, 그것이 삶의 전부이며, 그것 그대로 행복이지요.
봉사활동 열심히 하는 분들도 그러합니다.
왜 하시냐고 물으면, 그냥 좋아서..

저에게도 물어보십시오.
왜 불교공부를 하고, 왜 수행을 하냐고.
왜 자료를 정리하고, 왜 카페를 관리하냐고.
저의 답은 이렇습니다.
좋아서..

걍 조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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