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아빠는..>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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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00:00
가족단위로 심리상담을 할 때
<나에게 아빠는..>이라고 한 줄 딱 써놓고
뒤에 문장을 채워넣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여기에 <..부끄러움 입니다>라고 쓴 분이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 아빠가 서울 모대학 교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교수를 그만두고 쌀장사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동안엔 사람들이 자기를 '교수님 아들'이라며 '똘똘하게 생겼네' 어쩌구 했었는데
아빠가 쌀장사를 한 뒤부터는 '쌀집 누구'라고 부르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런 아빠가 너무너무 부끄러웠고, 그 컴플렉스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자기가 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없다>라고 쓴 분도 있었다.
어렸을 때 아빠는 술만 드시면 주정이 심해서 집에 물건을 부수고 엄마에게 심한 욕을 퍼부었고
그런 아빠에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결혼을 서둘러 하였고, 별로 애정도 없는 남편과 살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 때문에 인생이 너무너무 불행해진 것 같아서 미칠 지경이라고 했다.
그 분은 다 자라 부모가 되고나서도, 어렸을 적 아빠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쓴 분도 있었다. <..곰돌이>라고.
그 분은 곰인형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빠와 가장 닮았기 때문인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존재로 기억되는 아빠.. 곰돌이.. ^^
또 <..첫사랑>이라고 쓴 분도 있었는데, 아빠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아빠의 '꼬리표'로 쫓아다니면서 엄마랑 경쟁을 하다가 엄마한테 미움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금은 결혼해서 남편한테 '올인'하고 있는데.. 아빠가 많이 서운해 하신다고 한다.
<선업스님 / bbs FM>
※ 내 자식들은 무어라고 쓸까?
<나에게 아빠는..>
<나에게 엄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