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7반은 57평?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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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7 00:00
오늘 우연히 재미있는 얘길 들었다.
나이를 말할 때.. 가령 쉰일곱이면 좀 재치있게 표현해서
'5학년 7반'이라고들 하는데, 요즘엔 '57평'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매우 재미있는 표현이면서, 또 한편 깊은 뜻도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에 복지회관의 불교입문 강좌를 맡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강좌에 나오시는 어르신들께 이런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 난다.
보통 말하기를 늙어 갈수록 건강이 나빠진다고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으시다고.
그런 말씀을 드리면 의아하게들 쳐다보시는데..
왜냐하면 한창 청춘일 때에 비해서 칠팔십 되니 '건강이 나빠졌다'는 건
오직 육신의 건강이 그렇다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람'에겐 육신 못지 않게 중요한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
아니 어떤 측면에선 육신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세생생 거듭되는 억겁다생 윤회의 관점에서 보면 말이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노쇠현상도 심해져서 '육신'의 건강은 나빠져 간다 할지라도
'마음'의 변화를 보면 오히려 점점 더 건강해져가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연륜이 쌓일수록 축적되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넓어진 인생관, 그리고 균형잡힌 가치관이 정립되어 가므로
마음은 점점 더 성숙해져 가고, 안정돼 가고.. 이러한 마음의 특성은
이삼십대에 흔히 나타는 격정적이고 충동적이며 편협적인 심리현상에 비해
한결 '건강한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신과 마음의 가중치를 5:5로 둔다 해도 늙어 갈수록 '건강이 나빠졌다'라고 단정하긴 어렵고
만일 마음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면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5학년 7반.. 이러면 왠지 졸업날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감도 살짝 들지만
57평.. 이러면 왠지 좀 있어보이는..^^ 평수가 점점 더 넓어지듯 마음자리도 넓어져 가는..
그런 긍정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풍겨온다.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언진 몰라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마다 한 평씩 넓어져 가는 마음자리.. 참으로 푸근하지 아니한가!
그러나 말로만 아니라 정말로 평수가 넓어지려면
마음공부 좀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