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로 다 된다면.. <법륜스님>
관리자
0
7,189
2012.01.06 00:00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남편이 사업상 거래처 수금이 너무나 안 됩니다. 한숨으로 퇴근하는 날이 많습니다. 술도 많이 먹고요..
잘 될거라고 위로를 많이 하지만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요?
▒ 답
사업하는 사람이 판매도 잘 되고 수금도 잘 되면 고민이 있을까 없을까? 없겠지..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돈도 잘 벌어오고 나만 예뻐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 그렇죠?
공장을 하나 지어가지고 물건을 만드는데 서로 달라고 날개 돋힌듯 팔리면 얼마나 좋겠어..
내가 주식을 사기만 하면 계속 오르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어..
내가 집을 사려고 마음만 먹으면 아파트 가격이 쭈욱 떨어지면 얼마나 좋겠어..
애를 낳으면 맨날 공부 1등 하고 명문대 나와서 판검사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
이제 곧 선거철이 다가오는데 그저 출마만 하면 척척 당선되면 얼마나 좋겠어..
이 세상이 그래 돼요, 안 돼요? 안 되지..
그럼, 안 되는 게 비정상이에요?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
(청중들 웃음) 잘 듣고 대답하세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비정상이에요,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웃음)
그렇죠? 안 되는 게 정상이죠? 원하는 대로 다 된다면, 세상이 어찌 되겠습니까?
원하는 대로 되면 그게 오히려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안 되는 게 정상이라면, 안 돼도 괴롭지 않아야 합니다.
안 되는 게 좋다는 뜻이 아니라, 안 된다고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안 되는 게 정상인데 안 되는 걸 가지고 괴로워하면 인생은 죽을 때까지 괴로워하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안 되니까 모두들 연구를 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류문명의 발전도 없었을 겁니다.
몸 아플 때 아무 거나 먹기만 하면 다 나으면, 약초냐 아니냐 구분이 필요해요 안 해요? 안 하지..
그러니까 약 되는 걸 찾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런 식입니다.
그러니까 발전이라는 건, 안 되는 데서 나온 겁니다.
안 돼야 발전하는 겁니까, 돼야 발전하는 겁니까? 안 돼야 발전하는 겁니다.
안 돼야 연구도 하고 노력도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잘 돼야 발전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안 돼야 발전하는 겁니다.
안 될 때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좌절하고 포기할 것이냐?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냐?
연구하고 노력하면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럼 실패는 좋은 거요 나쁜 거요? 좋은 겁니다.
인류문명의 모든 발전은 이렇게 돼 왔습니다.
남편이 술 먹는 건 방법이 없습니다. 왜? 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화내고 잔소리한다고 해서 남편이 술 먹는 습관을 고칠 것도 아닌데
자꾸 그러면 나만 괴로울 뿐 아니라, 점점 더 남편을 짜증나게 해서 밖으로 돌게 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자, 이제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이건 남편 일이다.. 생각하고
남편 사업에는 관여하지 말고, 남편 뒷바라지만 더 잘해주는 길이 있습니다.
힘들어하는 남편 위로해 주고, 집에서 잔소리 하지 말고..
모든 걸 남편에게 맡기고,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밥이나 먹을 수 있으면 됐다' 하고 살든가
아니면 내가 직접 나서서 수금 잘 할 방법을 연구해서 남편 대신 그 일을 하든가 입니다.
그러나 남편이 잘하도록 옆에서 잔소릴 한다.. 이건 부부간에 갈등만 가져오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럴 땐 뱃장이 좀 있어야 합니다.
남편이 술을 먹든 뭘 하든.. '우리 남편은 잘 할거다' 믿고
'저는 뒷바라지나 잘 하겠습니다, 뭐가 필요합니까? 말씀만 하세요' 하든가
자꾸 잔소리나 해서 짜증나게 하지 말고.. 그게 하나 있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겠다 싶으면, 남편하고 의논을 해서 내가 그 일을 맡아서 하든가
그래서 잘 하면 이걸 계기로 내가 유명한 영업사원이 될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