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생루(生漏) 바라문은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나쁜 벗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달을 보듯이 보라."
"좋은 벗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이까?"
"달을 보듯이 보라."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지금 그 요령만 간단히 말씀하셨으므로 저는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할 수 없나이다.
바라건대 고오타마께서는 그 뜻을 자세히 말씀하시어 이해하지 못하는 이를 이해하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리라."
바라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마치 뒷보름 달은 밤낮 돌아가도 다만 줄어가는 일만 있고 커 가는 일은 없는 것과 같다.
그것은 자꾸 줄어가다가 마지막에는 나타나지 않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
바라문이여, 그와 같이 만일 나쁜 벗은 시일이 갈수록 믿음이 없고 계율과 지식과 보시와 지혜가 없어지며
그는 믿음과 계율과 지식과 보시와 지혜가 없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나는 지금 나쁜 벗을 뒷보름 달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초승달은 밤낮을 지낼수록 광명이 점점 더하고 커 가서 보름달이 되면 둥글게 되어 중생들이 모두 다 바라본다.
그와 같이 바라문이여, 만일 착한 벗은 밤낮을 지낼수록 믿음이 더하고 계율과 지식과 보시와 지혜가 더하며
그는 믿음, 계율, 지식, 보시, 지혜가 더하므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난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나는 지금 착한 벗에게 나아가는 것은 마치 달이 둥글게 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이 만일 탐욕이 있고
성냄과 어리석음 다하지 않으면
착한 일이 차츰 줄어드는 것
마치 달이 그믐으로 향하는 것 같다.
사람이 만일 탐욕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 모두 다하면
착한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마치 달이 둥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초승달이 되도록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생루 바라문이 세존께 사뢰었다. "거룩하십니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곱추의 등을 펴고, 소경에게 눈을 주고, 헤매는 이에게 길을 보이고, 어둠 속에 등불을 켠 것처럼
이제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수없는 방편으로 저를 위해 설법하셨나이다.
지금부터 저의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시면 저는 목숨을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겠나이다."
그 때에 생루 바라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증일아함경 안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