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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성지' 영통사 500년만에 복원

삼운사 0 8,011 2005.11.04 00:00

천태종 `성지' 영통사 500년만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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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개성 영통사 보광원에서 열린 영통사 복원 낙성식에서 전운덕 천태종 총무원장과 심상진 조선 불교도 연맹 부위원장등 남북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이진욱/문화/북한/ 2005.10.31 (개성=연합뉴스)


(개성=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 고려 제11대 문종의 넷째 왕자였던 의천 대각국사(1055-1101)가 출가해 한국 천태종을 개창한 천년 고찰인 개성 영통사(靈通寺)가 500여 년만에 복원됐다.

남한 천태종 총무원장 전운덕 스님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심상진 부위원장을 비롯해 남한 300여 명, 북한 200여 명, 재일동포 등 모두 500여 명의 불교도는 31일 개성 송악산 자락인 오관산(개풍군 영남면 용흥리)에서 영통사 복원 낙성식을 개최했다.

10세기 중반 이전에 창건돼 16세기 화재로 인해 가람(절의 건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 없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영통사는 이번 복원으로 폐허 상태에서 원형의 모습을 되찾게 됐다.

복원사업은 북한이 건설을 주도하고 남한이 약 46만 장의 기와와 단청재료 3천 세트, 묘목 1만 그루, 비닐 자재 60t, 중장비와 건축 마감재 등 40억 원 상당을 지원했으며 재일 교포들도 철근을 공급했다.

앞서 1998년 일본 다이쇼(大正)대학과 북한 학자들이 3년여에 걸쳐 발굴사업을 벌였으며 그 후 북한의 역사학계와 설계부문 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건축복원 설계를 완성했다.

이번 복원으로 6만여㎡에 달하는 부지에 모두 29채의 전각(면적 4천여㎡)이 세워졌으며 그 중 6채가 경내 중앙회랑에 들어섰다.

건물은 일주문에 들어서서 처음 마주치는 건물인 보광원(남쪽의 대웅전)을 비롯해 고려사에 50여 차례의 강의가 진행됐다는 기록이 있는 중각원, 태조 왕건의 원당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숭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북한의 국보 155호인 대각국사비를 비롯, 국보 133호인 5층석탑, 보존(보물) 541호인 동3층석탑, 보존 542호인 서3층석탑, 보존 536호인 당간지주 등도 복구됐다.

낙성식에서 조선불교도연맹 박태화 중앙위원장은 심상진 부위원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영통사가 원상 복원된 것은 북과 남의 모든 불교도들과 온 겨레의 커다란 기쁨으로, 6.15시대 민족공조의 창조물로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전운덕 스님은 "대각국사의 높으신 법덕이 오늘에까지 이어져 수풀만이 우거진 지 500여 년만에 대가람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영통사를 가꾸고 보존하기 위한 성지순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낙성식 후에는 남과 북의 학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영통사 복원 의의 등에 대한 학술토론회가 진행됐다.

한편 개성시내에서 영통사에 이르는 길에는 아름다운 호수를 사이에 두고 화담 서경덕과 황진이의 묘소가 나란히 자리해 남한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moonsk@yna.co.kr (끝)

10/31<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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