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불교, 금강산 신계사 복원공사 4월초 착공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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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0 00:00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남북불교가 손을 잡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소실된 금강산 신계사를 복원하는 불사에 본격 나선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북한 조선불교도련맹과 공동으로 오는 4월초 금강산 신계사터에서 착공식을 봉행하고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신계사를 전통목조건축 법식에 따라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기로 했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이 공동으로 민족의 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조계종은 설명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미산스님은 "이번 남북공동 불사는 6.25전쟁때 잿더미로 변한 신계사를 반세기만에 복원하는 민족사적인 쾌거"라며 "종교, 문화, 학술영역에서의 남북인적, 물적교류 확대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의 대화합을 이끌어내는 분단극복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은 조선불교도련맹과 지난해 1월 신계사 복원에 관한 의향합의서를 체결한데 이어 같은해 11월9일부터 17일간 남북한 학자들과 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단장 문화부장 탁연스님)이 참여한 가운데 신계사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공동 문화재 발굴로 기록된 이 조사는 대웅전과 삼층석탑 주변을 중심으로 한 지역(약 3천평)에 초점에 맞춰졌으며, 발굴결과 고려중기에서 조선시대 및 일제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문화층을 확인했다.
조계종은 이 사업을 통일부 승인아래 남북사회문화교류협력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 복원기간 조계종은 남북불교교류 사상 처음으로 조계종 스님을 현장에 상주시켜 복원불사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체 복원규모와 공사일정은 남북 공동 발굴조사와 학술고증을 통하여 확정하기로 했다. 우선 첫 단계로 대웅전 복원불사와 함께 삼층석탑의 원위치를 찾아 보존처리하고 만세루의 원형을 고증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추진될 예정이다.
조계종은 "총 사업비는 초석과 기단이 확인되는 12개 건물의 복원에 85억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복원불사 재원은 전국민과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하고 통일부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신청, 부족한 예산을 지원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라 보운조사가 519년 창건한 신계사는 고려, 조선시대에 걸쳐 몇차례 중건된 금강산 4대 명찰 가운데 하나다. 1951년 6.25전쟁중 미군의 공습으로 삼층석탑을 제외한 사찰전체가 현재 파괴된 상태. 지난해 고(故)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유분이 이곳에 뿌려지기도 했다.
02/27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