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담

관음정진중 갑자기 까만색 눈물이 흘러...2011년8월 함길식(금불대2학년총무)

관리자 0 5,751 2013.10.16 00:00
함길식(금불대2학년총무)

 

어머니, 할머니, 증조할머니, 고조할머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조상대대로 부처님을 모시고 살아오던 집안이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지만, 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석가탄신일이나, 동짓날에 돈 몇푼 시주하면서 복은 많이 달라고 하는 불교신앙은 미신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2009년 어머니가 포기하시고 이제부터 절에 다니는 것 그만두자고 하셨습니다. 단! 절에 연꽂등을 고모님을 통에 달았으니 절에 마지막으로 연등값이나 갖다 드리고 때려 치우라고 하셨습니다. 석가탄신일아침. 집사람과 절에 들려 연등값을 지불하고 부처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편안한 마음이 일며, ‘그래, 일년에 한번정도는 절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동료가 “젊은사람이 무엇때문에 절에 다닙니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동료는 삼운사에서 매월 첫째주에 가족법회가 봉행되니 한번 들러서 들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귀찮은 마음이었지만 2009년 5월 1일 난생처음 가족법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다른데 있어서 그랬는지 별다른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저 교회에서 하는 설교와 비슷하고, 착하게 살라는 말 같았습니다. 그리고 점심공양후 1층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앞에 쓰여져 있는 문구가 가슴에 확 들어왔습니다. ‘복은 비는 것이 아닙니다. 복은 짓는 것입니다. 내복 남 줄 수 없고 남의 복 내가 가질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 한줄에서 “아! 불교는 이런 것이구나!”라고 깨닫게 되었고, 불교에 처음 마음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 후 후배의 권유로 불교대학 청강생으로 1년을 다녔고, 이듬해 다시 정식으로 1학년에 입학하여 지금 2학년 1학기까지 수강을 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에서 공부해보니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불교는 빙산의 일각인 초등교리이고, 높은 차원의 불교교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님들이 믿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깨달음은 태산처럼 큰데 우리는 그 태산 아래 티끌만큼이나 작은 부분만 알고, 그것이 불교의 모든 것인 줄 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2010년도 12월쯤 회사일로 여러가지로 복잡하여 주지스님께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은지 말씀을 여쭈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제 고민을 다 들으신 후, 이 기회에 구인사에 4박5일 기도를 들어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제 인생에 중대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주지스님의 말씀에 따라 구인사에 기도를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기도를 하였지만 아무런 변화와 답은 얻지 못했습니다. 새벽부터 탑을 돌고 아침예불을 올리고, 상월원각대조사님 적멸보궁에 참배하고, 아침공양, 기도실주변 계단청소, 또 아침기도, 점심기도, 또 밤10시부터 새벽 3시반까지 기도·········. 큰스님께 친견을 신청해 놓고 기다리는데, 구인사 경내에서 우연히 뵌 스님께 여쭤보니 제 문제에 대한 답은 안해주실거라 하여 친견신청을 취소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평상시대로 기도시간에 기도를 했습니다.

3일째되는날, 목이 쉬어라 관음정진을 하는데 갑자기 까만색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캄캄한 공간과 맑고 아름다운 물방울 같은 둥근 빛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전부터 찾아 헤메이던 저의 문제에 대해서 내면속의 제가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네 문제는 네가 만든 것이다! 회사를 탓하는 비겁한 짓을 그만 두어라.” “주위의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 시키지 말아라.”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 상담을 받기보다, 큰스님께 친견을 하기보다 더 값진 어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해답을 찾을 줄이야~

‘관음정진을 하면서 얻는 것이 바로 이런거구나’ 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6시부터 구인사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기도실에서 해우소로 가는 길을, 같이 기도하던 처사님들과 새벽까지 눈을 쓸어내며, 내맘의 나쁜 찌꺼기를 하얗게 쌓인 눈과 함께 쓸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뿐하고 기쁜마음으로 4박5일기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때 4박5일 기도의 결실로 지금은 회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이 자주 들려 주는 얘기가 뭐냐면요, 구인사에서 기도를 마치고 내려온 후 눈빛이 많이 좋아졌다는겁니다.

생활의 여유를 찾았다고나 할까요?

 

그 신비로움을 더 맛보기 위해 2011년 2월, 4박5일 관음수행의 기쁨을 다시 체험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 구인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기도했을때처럼 그런 느낌은 없고, 마음이 산란한 것이 기도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뭔가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 즉 욕심이 있었나 봅니다.

마침 정도웅주지스님께서 구인사에 계신 날이어서 주지스님을 찾아 뵙고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이제부터 무엇을 구하는 기도를 하지 말고, 누구를 도와줄까 하는 기도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를 위해 무엇을 하면 어머니가 좋아하실까? 집사람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주변의 지인들을 위해 무엇을 하면 좋아할까?’를 찾는 기도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신도님들도 한번 남을 위한 기도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그 이후로 2박3일의 금강불교대학수련법회, 신행체험등을 다녀왔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3일기도를 꾸준히 해보겠다는 작은 소망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처님을 알게 된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신도이기에,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아가는 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부처님의 영원한 제자로써 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주지스님께서 말씀하시길 ‘기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하셨습니다.

8월4일부터 하안거가 시작됩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고, 빠져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묘한 체험 때문에 기도를 생활에서 떼어 놓을 수가 없나봅니다.

삼운사불자님도 저와 같은 배를 타지 않으시렵니까?

 

부처님과 함께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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